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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지 않은 건면..라면시장 '팔팔' 끓일까시사/경제 2019. 2. 14. 22:22반응형
농심, 8년만에 신제품 ‘신라면 건면’ 출시
풀무원·오뚜기 등 건면 제품 속속 내놔
칼로리·포화지방 낮아 소비자들에 매력
건면시장 2년전보다 20% 이상 급성장
“면·국물 조화시키는 기술, 시장확대 관건”
2조원대로 정체된 라면 시장에 건면을 활용한 제품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농심은 최근 8년 만의 신라면 신제품 ‘신라면 건면’을 출시하며 매출 목표를 연간 50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전체 봉지라면 매출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매출 수준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면 시장은 지난해 1178억원 규모로 2년 전인 2016년(930억원)에 비해 20% 이상 성장했다. 전체 라면 시장 규모 2조480억원대의 5% 안팎 규모이지만 최근 3년간 정체된 라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은 유탕면보다 칼로리가 100㎉가량 낮고 포화지방도 적어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소구하는 장점이 있다. 농심 역시 신라면 건면을 출시하면서 칼로리를 일반 라면의 약 70% 수준인 350㎉로 낮췄다. 평소 라면을 덜 먹거나 먹지 않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다. 농심의 기존 건면 제품으로는 1997년 나온 ‘멸치칼국수’를 시작으로 ‘메밀소바’, ‘둥지냉면’ 등이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1~2년 가기도 쉽지 않은 라면 신제품이 매출 상위 10위권에 진입하긴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신라면 건면으로 연 매출 500억원의 단기 목표를 세웠으며 장기적으로는 신라면, 신라면 블랙처럼 키워 해외 수출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준 농심 신라면 브랜드의 국내 매출은 신라면 4100억, 신라면 블랙이 450억원에 달한다.
건면은 다양한 스타일의 면을 만들 수 있어 특정 요리에 맞는 특화면 개발에 용이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냉면, 칼국수, 쌀국수 등의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고 만드는 면요리가 그 예다.
지난 2016년 풀무원이 내놓은 ‘육개장 칼국수’는 6개월 만에 1000만개가 팔리며 건면 시장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육개장 칼국수는 당시 진짬뽕, 짜왕 등 중화풍 라면의 인기와 더불어 육아를 하는 부모,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 등에 한정됐던 건면 소비자층을 보다 대중적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풀무원 관계자는 “초기 건면 제품들은 소비자층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육개장 칼국수는 요리 같은 라면을 만들어보자고 기획해 당시 연 매출 220억원을 올리는 히트 상품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대표적인 저칼로리 제품인 ‘컵누들’로 건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04년 출시된 컵누들은 열량이 120㎉로 기존 봉지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건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49.4%, 풀무원 29.3%로 오뚜기(20.3%), 삼양식품 (1.0%)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면은 주변의 맛과 향을 흡수하는 성질의 유탕면과 달리 면과 국물을 조화시키는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건강은 물론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라면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k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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